[책]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재무제표를 해석하는 '읽는 회계' 안내서

바보 직짱인 2020. 3. 8. 16:31

 

회계 관련 책 중에 이렇게 제목이 긴 건 처음 봤다.

아마 국내 도서 중에서도 이렇게 긴 제목의 책을 찾긴 힘들 거다.

 

책 제목에도 관심이 가긴 했지만, 저자의 이력도 특이했다.

홍보팀 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한국 공인회계사회의 홍보팀으로 이직하면서 기자와 지인들로부터 쏟아지는 회계 관련 질문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회계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것.

 

특히, 내가 종종 즐겨보는 매일경제 회계 관련 칼럼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를 기획하고 필진으로 참여한 장본인이라고 하길래 고민 없이 이 책을 꺼내 들어 읽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

https://www.mk.co.kr/premium/series/20087/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 - 매경프리미엄

매일경제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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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저하게 회계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사람이 회계를 공부하는 목적, 즉 취업이나 이직, 창업, 투자 등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재무제표를 해석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회계를 '읽는 회계'와 '쓰는 회계'로 구분하고, '읽는 회계'는 회계사 또는 회계업무 담당자들이 재무제표와 같은 회계 정보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읽는 회계'는 만들어진 재무제표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해석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후자에 맞게 회계와 재무제표를 쉽고 알차게 설명해준다.

 

회계업무 담당자가 아닌 위와 같은 목적의 독자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1부 회계에 대한 오해와 진실 
  1강 도대체 회계가 뭐야 
  2강 읽는 회계 vs. 쓰는 회계 
  3강 회계에 대한 불편한 진실 
  4강 회계 정보의 보물창고, DART

2부 재무제표 개념 잡기
  5강 아리송한 회계 용어, 족보를 따져라 
  6강 재무제표 4대 천왕 

3부 재무제표 이해하기 
  7강 회계는 자산으로 시작해 자산으로 끝난다 
  8강 좋은 부채와 나쁜 자본 
  9강 회계어 절대로 외우지 마라 
  10강 재무제표는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하라 
  11강 손익계산서의 5가지 이익 
  12강 현금흐름표에 담긴 기업의 미래 

4부 재무제표 따라 읽기 
  13강 재무상태표와 손익은 함께 읽는다 
  14강 현금흐름표와 주석 읽기 
  15강 5분 만에 끝내는 재무제표 훑어보기 

5부 나만의 재무제표 분석표 만들기 
  16강 재무제표 3단계 정리법 
  17강 나만의 재무제표 분석표 
  18강 감사보고서도 잊지 말자

 

1부 회계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서는 회계에 대한 3가지 오해,

(1) 회계는 객관적인 정보다

(2) 회계는 최신 재무 정보다

(3) 회계는 팩트다

라는 오해에 대한 진실을 얘기해준다.

 

즉, 회계는

(1) 경영자의 판단과 의도가 담긴 주관적인 정보이고

(2) 과거의 재무 정보이고 (분/반기는 45일 이후, 연간은 90일 이후에나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가능)   

(3) 회계는 팩트가 아니다 (현금주의가 아닌 발생주의 기준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숫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알프레드 라파포트의 말을 빌어 "현금은 사실(fact)이고, 이익은 의견(Opinion)이다."라고 얘기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

 

3부 재무제표 이해하기에서는 회계어를 그냥 외우지 말고, 영어의 접두사/접미사의 의미를 활용하면 단어의 뜻을 유추하기 쉽듯이, 회계용어도 회계 접두사의 의미를 파악하면 아래와 같이 쉽다는 설명을 해준다.

 

유동/비유동: 1년 안에 / 1년 이후에

당기: 이번 연도에

이연: 내년에

미지급: 아직 안 준

미수: 아직 못 받은

선수: 미리 받은

충당: 모자란 것을 채워 넣음

상각: 보상하여 갚아줌

손상: 가치가 낮아짐

 

4부 재무제표 따라 읽기에서는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같이 읽어야 하며, 같이 읽을 때 체크포인트를 10가지로 정리해준다.

그리고 현금흐름표 읽을 때의 체크포인트 3가지, 주석 읽을 때의 체크포인트 5가지도 정리해 준다. 

 

저자가 정리해 준 체크포인트를 기준으로 관심 있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연습을 해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체크포인트 10가지]

(1) 자산총계는?

(2) 부채 총계와 부채비율은?

(3) 자본 총계는?

(4) 자산의 주요 항목. 숫자가 큰 자산에는 무엇이 있는가?

(5)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 매출채권은? (매출채권 회수기간(현금화)은?)

(7) 유형자산은? (금액뿐 아니라 주석 확인을 통해 세부항목 확인. 건설 중인 자산)

 

여기까지가 재무상태표 읽기이고, 아래부터는 손익계산서 읽기

 

(8) 매출액과 매출원가는? (매출원가율)

(9)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0)은 정리해 메모하기

 

[현금흐름표 체크포인트 3가지]

(1) 보유한 현금은? (연도별 기말 현금의 증감으로 현금이 얼마나 증가 또는 감소하고 있는지?)

(2) 현금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 별 현금흐름)

(3)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 비교해 숫자의 차이가 어떤지? (차이가 크다면 이유를 확인해야 함)

 

[주석 체크포인트 5가지]

(1) 주석 1번은 꼭 읽자

(2) 주석 2~5번은 안 읽어도 된다 (회계 기준과 회계 정책에 관한 설명)

(3) 하나의 계정과목에 여러 개의 주석이 달려 있으면 가운데 번호에 주목하자(앞번호는 회계기준, 뒷번호는 다른 계정과목과 연관되어 있고, 가운데 주석 번호가 상세 설명임)

(4) 특수관계자 거래내역을 확인하자(번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 거래이지는 않은지)

(5) 우발부채, 소송 관련 사항 확인하기(우발부채는 부채로 인식하지 않아 주석에만 기재. 소송 금액이 크지 않은지)

 

만약 시간이 없다면 아래의 5가지는 꼭 확인하라는 체크리스트까지 제시하고 있다

 

[재무제표 핵심 체크리스트]

(1) 대주주 (주석 1번에서 확인. 특수관계자 지분율)

(2) 자산 규모, 부채 비율

(3) 특수 관계자 거래 (매출액 중 특관자 거래 비중)

(4) 소송 및 감사의견 (적정 vs. 한정/부적정/의견거절)

(5) 3년 이상의 손익 (변화의 추이)

 

이 책은 회계와 재무제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고, 기본적인 재무제표 분석까지 실행해 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 좋은 교양서이다. 

 

나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회계도 공부하고 재무제표 분석도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