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지식

[직장인 글쓰기] 보고서 쓰기의 기본

바보 직짱인 2021. 2. 15. 06:43

직장 생활하면서 스텝부서에 있다 보니 정말 보고서를 많이 쓰기도 하고, 다른 부서에서 쓴 보고서를 많이 보기도 하네요.


그런데 보고서를 아무리 많이 써도 신입사원이나 김부장이나 보고서 때문에 혼나는 건 매한가지.

 

정말 보고서 쓰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론적인 보고서 스킬말고, 회사 상사로부터 무지하게 혼나가며 배운 보고서 쓰는 방법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보고서를 '쓰기 전' 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일단 보고서를 쓰라는 숙제를 받으면, 먼저 확인하거나, 고민해야 될 것들이 있어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딱 2가지만 강조하고 싶어요.

 

1. 보고의 목적이 무엇인지?

2. 보고의 화자(Speaker), 청자(Audience)가 누구인지?

 

우선, 1. 보고의 목적이 무엇인가?부터 살펴볼게요.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보고의 목적에 따라서 보고서의 내용과 형식이 달라지거든요.


이걸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보고서를 썼다가는 보고서 자체를 새로 써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요.

 

보고의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1) 정보 전달

(2) 의견 제시

(3) 설득/주장

 

(1) 정보 전달 목적의 보고서는 난이도가 제일 쉬운 편이죠.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동향/트렌드 관련 보고서, 경과/결과 보고서, 특정 주제에 대한 Key Findings 등이 있겠네요.


주요 정보를 축약하고, 구조화해서 가독성을 높이고, 눈여겨봐야 할 Fact들에 적절히 Highlight 하는 스킬들이 필요합니다.

 

(2) 의견 제시 목적의 보고서는 난이도가 중급이라고 봅니다.

설득/주장보다는 약한 강도의 의견 제시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의견 제시해 보고 되도 그만, 안돼도 그만입니다.

 

팀장 또는 임원에게 특정 사안이나 이슈에 대해 가볍게 의견 제시를 할 때 쓰는 보고서입니다.

 

보고서의 톤이 "이러이러한 사안(이슈)이/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Approach를 해보는 것도 유의미할 것 같습니다." 요 정도인 거죠.


어느 정도의 강도로 의견 제시를 할 것인가가 중요한 체크포인트입니다.

 

또는, 주로 우리 부서의 일은 아닌데, 다른 부서의 업무나 이슈 관련 미팅에 가는 임원들이 "나 무슨 얘기하면 돼?"라고 하며 우리에게 던져주기도 하죠 ㅎ

 

이때는 보고서의 내용을 말할 사람이 임원이기 때문에, 임원이 하고 싶은 말이나 평소에 해당 사안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잘 파악해서 보고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 임원이 말할 수 있는 수준의 Leveling도 필요하고요. (임원이 실무급 수준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잖아요^^)

 

(3) 설득/주장 목적의 보고서는 난이도가 상급입니다.

(2) 번의 의견 제시 목적의 보고서보다 의견 제시의 강도가 높죠.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 아니라, 꼭 보고하는 대상을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상사의 의사결정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 이런 보고서를 쓰는데, 특정 사업/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이슈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하는 등의 보고서가 되겠죠.  

 

이런 목적의 보고서는 '야마'가 중요합니다.

 

'야마'는 일본어인데, 주로 언론, 홍보업계에서 '주제' 또는 '핵심'을 강조할 때 쓰는 용어예요.


이것저것 복잡한 얘기를 늘어놓기보다는 설득하고 싶은 주제와 핵심에 집중해서 내용을 전달해야 돼요.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1) 정보 전달과 (2) 의견 제시 목적의 보고서보다 내용이 길고 복잡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비용이 수반되거나,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이기 때문에 보고 받는 입장에서는 제일 부담스러운 보고서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야마 즉, 주제와 핵심에 집중해야 돼요.

 

그리고 왜 해야 되고(Why), 무엇을 해야 되고(What), 어떻게 해야 되고(How), 언제 해야 되고(When), 누가 해야 되고(Who)를 충실히 담아서 Logic으로 스토리를 풀어야 해요.

 

설득/주장 목적의 보고서는 한마디로 Logic Paper거든요. 

 

한 가지만 더 부연하면 왜 지금 해야 되는지(Why Now)도 담아야 할 수 있어요.

 

예컨대 특정 사업을 추진해야 된다는 보고서를 쓴다면, 사장에게 이런 사업 추진 계획 보고서가 매일 올라갈 것이잖아요.


그러면,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사장이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반려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당장 이 걸 왜 해야 되는지를 설득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업이고 좋은 보고서라고 해도 통과가 잘 안돼요. 


보고의 목적이 파악되셨으면,

2. 보고의 화자(Speaker), 청자(Audience)가 누구인지? 도 확인해야 돼요.

 

대부분의 보고서는 실무자 본인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쓰는 경우는 잘 없어요.

(본인이 자발적으로 보고서를 쓰시는 정도의 내공이 있으시면, 이 글을 보지 않으셔도 될 듯요 ㅎㅎ)

 

보통 팀장이 보고서 숙제를 주죠.

팀장이 보고서를 쓰라고 하면, 물어봐야 돼요.

 

팀장이 -> 임원에게 보고하는 것인지?, 임원 -> 상위 임원이나 사장에게 보고하는 것인지?를 확인해야 돼요.


즉, 보고서의 최종 화자와 청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내용과 형식, 톤 앤 매너, Scope/Depth의 Leveling이 서로 엉켜버릴 수 있어요.

 

보고서를 쓰는 실무자는 자신이 보고자가 아닌 이상, 철저히 화자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철저히 청자 입장도 되어야 하고요.

 

팀장이 임원한테 보고를 드리는 상황이라면, 이 보고의 화자는 팀장이고 청자는 임원으로 설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돼요.


보고서의 내용은 팀장이 보고 하고 싶은 내용으로 준비해야 되고, 보고서의 형식이나 문장, 단어 표현들도 팀장이 이야기하기 편한 스타일로 구성해야 돼요.

 

또한,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 중에서도 팀장이 잘 모르는 내용이 있거나, 팀장이 보고하기에 자신 없는 내용이 있으면 (팀장과 상의해서) 과감히 빼야 돼요.

 

마찬가지로 임원이 상위 임원이나 사장에게 보고하는 상황이라면, 이때는 임원이 화자가 되고, 청자는 상위 임원이나 사장이 되는 것입니다.

 

절대 보고서를 쓰는 본인이 화자라고 착각하면 안 돼요.

 

이렇게 화자와 청자에 대한 명확한 설정을 하고, 그것에 맞게 보고서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해야 돼요.


어떤 맥락(Context)이나 분위기에서 보고할지도 고려해서 톤 앤 매너도 잘 잡아야 돼요.


화자와 청자에 맞게 보고의 Scope과 Depth의 Leveling도 제대로 해야 돼요.

  

강원국 작가의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에서도 보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저자도 철저히 본인을 배제하고 대통령의 입장과 시각에서 글을 써야 했다고 하거든요.

 

우리가 직장에서 작성하는 보고서도 철저히 자신을 배제하고 보고의 화자와 청자의 입장이 되어서 작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직장 생활하면서 보고서를 참 많이 쓰고 있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2가지, 즉 보고서의 목적과 보고서의 화자와 청자 때문에 혼나는 경우가 제일 많아요.

지난달에도 혼났어요...ㅋ

 

그래서 보고서 숙제를 받으면 저 2가지부터 확인해요.

그런데 팀장이나 우리 상무님도 2가지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들도 있어요.


그러면 확인해 달라고 해요 ㅎㅎ
나중에 딴소리하지 말라고 ㅋㅋ

(저희는 청자가 사장이나 오너 대상의 보고서가 많아서, 우리 팀장이나 상무님까지는 혼나면 같이 혼나고 칭찬받으면 같이 칭찬받는 사이예요 ㅋ)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