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지식

테이퍼링(Tapering)의 의미와 영향

바보 직짱인 2021. 5. 31. 07:16

최근 경제 관련 기사를 보면, 테이퍼링(Tapering)이 많이 언급된다.

특히, 양적완화, 금리인상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언급되고 있다.

 

Taper는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이다.

원래 스포츠 용어였는데, 마라톤이나 수영과 같이 지구력이 필요한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훈련량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을 테이퍼링이라고 한다.

 

이렇게 '점차적으로 줄여나간다'는 의미가 달러를 찍어 시장에 풀었던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를 점차 줄여나간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조치를 취해왔던 미국은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몇 번의 회의에서 자산 매입을 축소할 수 있다(The Fed might taper in th next few meeting)'는 발언을 한다.

 

이후 양적완화 조치를 점차적으로 축소했는데 테이퍼링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당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14년부터 국채와 주택담보대출채권(MBS)의 매입 규모를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줄인다고 발표하는 등 양적완화에 대한 테이퍼링을 시작하였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FRB)라는 중앙은행 제도가 있다.

FRB의 대표적인 역할이 바로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것이다.

 

달러를 그냥 아무때나 발행하는 것은 아니고,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사주면서 그만큼의 달러를 새로 찍어내는 것이다.

국채를 발행하는 정부는 채무자가 되는 것이고, FRB는 채권자가 되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리인하를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낮아질 대로 낮아진 금리를 더 낮출 수가 없자 아예 달러를 새로 찍어서 시장에 풀어버린 것이 바로 고상한 용어로 '양적완화'인 것이다.

 

(참고로 당시 미국은 2007년 8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2008년 10월 1%까지 크게 낮추었다.)

 

이렇게 달러를 찍어 시장에 돈을 푸는 방식은 효과가 있었고, 어느정도 경제 회복이 이루어지면 그동안 정부 국채를 사주면서 찍어냈던 달러의 발행 규모를 점차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을 실시하는 것이다.

 

만약 테이퍼링을 실시하지 않고, 시장에 계속 유동성을 공급하면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긴다.

돈을 많이 찍어내다보니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자산가치는 상승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던 독일에서 일어난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불과 몇 년 전 발생한 베네수엘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사례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테이퍼링을 실시하는 것이다.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 전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경제 회복을 위해 떨어뜨린 금리를 바로 올리기 보다는 시장과 경제에 영향을 덜 주기 위해 테이퍼링을 실시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2008년 금융위기로 양적완화가 시작된 뒤, 약 5년의 시간이 지난 2013년 5월 FRB는 테이퍼링을 시작한다.

그리고 약 2년 반 뒤에 금리를 올리게 된다.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최근 언론 뉴스를 보면 미국 연준 회의록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55회나 언급되었고, '물가가 오르고 경제 회복되면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언급과 함께 테이퍼링이 처음으로 언급되었다고 한다.

(불과 몇 주전에만 하더라도 테이퍼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는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왜 그럴까?

 

우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ustomer Price Index)는 올해 1월 1.2%에서 4월 4.2%로 크게 상승했다.

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경제 회복세가 빠르다.

돈을 덜 풀고 금리를 올려도 괜찮다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금융위기 당시 경제성장률이 2009년에는 -2.5%에서 2010년 2.5%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2020년 -3.5%였던 미국 경제성장률은 2021년 7~8%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 이후 금리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은 2013년 5월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고, 그해 12월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뒤인 2015년 금리 인상을 단행하였다.

 

이번에 테이퍼링을 시작하면 금리 인상은 과거보다 더 빠르게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과거의 경제위기와는 달리 감염병 확산이라는 요인에 의해 갑작스럽게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백신 개발 등으로 이러한 경제위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신흥국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달러 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환율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주식 시장도 양적완화와 저금리의 유동성으로 인해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높은 유동성의 힘을 받았던 암호화폐 시장도 이미 조정국면으로 들어섰다.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생업이 힘들어 돈 벌기 힘들더니, 경제가 회복되면 금리 인상 때문에 투자로 돈 벌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

돈 버는 게 참 쉽지 않다.

'투자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주식 시작하기 전 기초 상식  (1) 2021.06.04
펀드 투자 시 유의점  (0) 2021.06.01
암호화폐를 고르는 방법  (2) 2021.05.30
스테이블 코인 쉽게 이해하기  (3) 2021.05.28
투자의 사전 확률  (0)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