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지식

스테이블 코인 쉽게 이해하기

바보 직짱인 2021. 5. 28. 15:34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 문제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크다.

단 몇 시간 차이로 적게는 1~2%, 많게는 10~20%까지 쉽게 가치가 변동한다.

 

이렇게 가격 변동성이 큰 화폐는 지불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

커피나 밥을 사 먹거나, 쇼핑을 할 때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결제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구매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향후에 오를까 봐 쉽게 결제를 못할 수도 있고, 판매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떨어질까 봐 실물화폐를 더 선호할 수 있다.

 

이렇게 현재와 같이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는 지불수단으로 활용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투자와 지불의 딜레마

 

이러한 가격 변동성은 디앱(dApp)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는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바로 투자와 지불의 딜레마이다.

 

코인 공개(ICO)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디앱 생태계가 커지면 자연스레 토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럴 경우, 투자자들은 토큰을 '사용'하기 보다는 '보유'하기를 선호하게 된다.

 

디앱의 사용권인 토큰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보유한다?

디앱 생태계로 유입되어 돌아야 할 돈(토큰)이 투자자의 암호화폐 지갑 속에 묶여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토큰이 유통되지 않게 되면 결과적으로 디앱 생태계는 확산될 수 없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특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화폐는 투자에 적합할지언정 지불에는 적합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디앱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대중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 결제 시간, 수수료, 사용자 경험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토큰이 투자와 지불의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한 디앱 생태계의 확산은 어려울 수 있다.

 

가치가 안정화된 토큰,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

 

앞서 설명한 기존 암호화폐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은, 즉 가격 안정성이 확보된 암호화폐가 등장한다.

그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이다.

 

'기존의 화폐 또는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암호화폐'가 바로 스테이블 코인이다.

예컨대 1토큰 = 1USD로 미국 달러에 코인의 가치를 연동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가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때문에 암호화폐를 지불 및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신 투자 대상으로서의 매력은 떨어진다.)

 

금본위제와 같은 방법이다.

금본위제에서는 금 1온스 = 35달러로 고정했다.

 

즉, 35달러를 가져오면 금 1온스를 바꿔주는 구조이다.

은행은 달러로 바꿔줄 수 있는 만큼 금을 보유해야 한다.

 

이럴 경우, 자본시장에서 달러를 소유한 모든 사람이 동시에 은행에 가서 달러를 내고 금을 바꿔달라고 하더라도 은행은 바꿔줄 수 있는 것이다.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도 마찬가지다.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도 있고, 금이나 오일, 부동산 등 기초자산을 담보로 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특정자산을 담보로 하여 토큰을 발행하고, 토큰을 발행처에 가져오면 언제든지 화폐나 다른 자산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담보자산의 종류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실물자산 담보형, 암호 자산 담보형, 무담보형으로 구분된다.

 

1. 실물자산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

 

"특정 기관이 달러를 쌓아두고 그만큼만 코인을 발행한다"

 

특정한 회사나 기관이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를 보관해 놓고 그 보관한 가치만큼만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토큰을 가져오면 가져온 토큰만큼 법정화폐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으로는 테더(Thether)가 있다.

1테더(USDT)는 1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테더사는 보유하고 있는 달러의 양만큼만 테더를 발행하는 것이다.)

 

테더는 가격 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가상자산을 구매하는 데 사용이 된다.

비트코인과 더불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테더가 추가 발행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테더사가 달러를 추가 확보했으니 그만큼 테더가 추가 발행되는 것일 테다.

암호화폐 시장에 자본이 유입되었다는 의미이다.

 

이럴 경우, 암호화폐의 가격 상승을 가져오게 된다.

왜? 앞서 테더는 기축통화 역할은 한다고 설명했다.

 

실물경제에서 기축통화는 달러다.

달러가 추가 발행되면 어떻게 되나?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서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이다.

암호화폐 시장에 테더가 추가 발행된다는 것은 암호화폐 자산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래서 테더의 보유량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격 변화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여기에도 문제점이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암호화폐의 철학과는 다르게 테더사가 운영하는 '중앙화된 암호화폐'라는 점이다.

 

과연 테더사가 시장에 발행된 테더만큼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시장의 의혹을 받는다.

'신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출현하게 된다.

 

2. 암호화폐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

 

"스마트 계약에 암호화폐를 쌓아놓고 그만큼만 발행한다"

 

담보자산을 보관하는 것은 테더와 동일하다. 

하지만 특정 회사가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계약 계정에 보관한다.

 

테다가 '중앙화'된 시스템으로 인해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은 스마트 계약으로 프로그래밍해 둠으로써 '탈중앙화'를 실현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담보는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한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1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다이, Dai)를 발행하는 메이커 다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암호화폐는 앞서 말한 대로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담보가치가 계속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일종의 LTV(담보 인정비율, Loan to Value Ratio) 같은 방식으로 문제점을 보완한다.

 

부동산 담보 대출에서 LTV가 60% 일 경우, 부동산 가격이 10억이면 6억 원만 대출이 가능하다.

부동산 담보 가치의 60%만 인정해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대출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암호화폐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도 유사하게 작동되는 메커니즘이다.

암호화폐에 따라 담보가치 인정 비율이 다르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70%까지 인정해 주기도 하고, 이더리움은 60%, 다른 알트코인은 50% 미만으로 인정해 주기도 한다.

 

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받을까? 

발행 수수료도 내야 되는데 누가 굳이 이용할까?

 

우선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다.

보유자산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인데, 이를 팔아 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보유하고 있으면 향후에 가격이 더 오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수수료를 내더라도 이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받는 것이다. (받은 스테이블 코인을 법정화폐로 교환해 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사람들도 이용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앞으로 더 오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스테이블 코인을 받고 이를 다시 암호화폐에 사는데 쓰는 것이다.

 

3. 무담보형 스테이블 코인

 

"담보 없이 알고리즘으로 화폐 공급량을 조절한다"

 

현재의 법정화폐 시스템과 동일하다.

1971년 금본위제를 폐지한 이후 달러는 신용화폐가 되었다.

 

금본위제일 때는 금을 보관한 만큼만 달러를 발행했지만, 지금은 금의 보유량과 상관없이 달러를 발행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달러의 신뢰를 보증하는 것이다.

 

법정화폐의 가치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금리를 통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다.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화폐가치가 하락할 때는 금리를 올려 화폐의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높인다.

그 반대일 때는 금리를 내려 시장에 화폐의 공급을 늘린다.

 

무담보형 스테이블 코인도 같은 방식이다.

듀얼 코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테라(Terra)와 루나(Luna)가 대표적이다.

 

테라와 루나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유지할까?

 

원화에 연동된 테라 (1KRT = 1KRW)를 예시로 설명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100KRT(테라) > 100KRW(원) 일 때, 시장에 KRT의 공급을 늘려서 가치를 떨어뜨려야 한다. 

 

테라 시스템에 100만 원 만큼의 루나를 보내면 100만 KRT로 교환이 된다. (1테라 = 1루나)

100만 KRT를 시장에 공급하면 100만원 이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차익거래(Arbitrage) 유인이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시장에 KRT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100KRT = 100KRW에 근접하게 된다.

 

2) 100KRT(테라) < 100KRW(원) 일 때, 시장에 KRT 공급을 줄여서 가치를 올려야 한다.

 

테라 시스템에 100만 원 만큼의 테라를 보내면 100만 루나로 교환이 된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KRT는 100만원 보다 싸기 때문에 루나로 교환하려는 차익거래 유인이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KRT 유통량이 줄어들게 된다.

 

100KRT = 100KRW에 근접하게 된다.

 

이렇게 KRT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가치가 유지된다.

근데 루나 토큰의 가치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테라 즉, 1KRT가 시장에서 거래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게 되면 테라 네트워크에 수수료 수입이 생긴다.

그 수수료는 루나 토큰을 보유 중인 홀더들에게 나눠진다.

 

즉, 테라가 많이 사용될수록 루나의 가치도 오른다.

 

<끝>

 

참고) <당신의 지갑을 채울 디지털 화폐가 뜬다>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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